이 시점까지만 해도 우리는 태인와 초희의 해피엔딩을 고대할수 있었다.
초희는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유괴당해도 외면당한 것이 비춰져왔기에 약자들끼리 연대하여 식구를 구안할수 있겠다는 현실성이 생겼기 까닭이다.
그렇지마는 이 영화는 비참으로 끝난다.
토끼가 막판 육지로 달아나기 까닭이다.
우리는 흔히 권선징악을 비참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악한자가 벌받는 것은 당연하기 까닭이다.
그렇지마는 태인은 토끼의 간을 탐한 적이 없다.
도리어 바다로 끌려간 토끼를 자의적으로 육지로 데려와 등교시킨다.
만일 태인이 창복 처럼 초희를 버렸더라면 창복 처럼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대가리통이 깨졌을지 모른다.
그렇지마는 그는 초희를 구해주었기에 천벌을 피한 것이다.
이 영화가 권선징악을 모티브로 그렇지마는 우리가 통쾌함 대신에 비참으로 판가름하는 것은 태인의 선천적인 소질은 선하다고 연출적으로 주입받았기 까닭이다.
무엇에 우리는 태인을 고매한 자, 혹은 범인으로 판가름했는가 태인과 우리는 닮아있기 까닭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때론 피를 묻히기도 하고 방조하기도한다.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기도 하고 좌절하기도한다.
어쩌면 태인은 관중 모두의 분신이 될수 있다.
또한 초희 또한 관중의 분신이 될수 있다.
우린 살아남기 위해 방조하고 배신하고 환승해온 체득이 한번쯤은있기 까닭이다.
그렇지마는 그러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가장 나쁨을 피해 차악을 택하고 최상을 선정하지 못해 차로를 선정해왔기 까닭이다.
그렇기에 관중은 쉽사리 장본인들의 분신같은 태인과 초희를 나무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사라진 것은 유아인의 목소리만은 아니다.
이 영화 속엔 어떠한 정의감이나 영예, 도덕같은 낭만은 찾아볼 수 없다.
태인과 창복이 시체처리하는 것도, 조폭두목이 부하들에게 배신당하는 것도, 초희가 수없이 배신하고 환승하는 것도, 태인과 창복이 초희를 받아오고 버리려는 것, 태인이 되찾아오고 초등학교에 등교시키는 것도 생김새들의 그 온갖 행동에서 일말의 도덕성이나 도리 맞먹는 것은 없다.
다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발버둥친 현재, 이어서 결과일 뿐이다.
그것을 공증하듯 태인은 그 많은 유괴된 어린이 중에서 초희만 빼고선 모조리 그 버스 안에 냅둔 채 버려두고 온다.
일말의 연민심도 없이 말이다.
소리도 없이 에서 소리는 도덕, 혹은 정의 그따위로 바꾸어도 괜찮을 듯하다.
소리도 없이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기 위해선 그 어떤 행동도 암묵적으로 인정해주고 납득해버리는 인간의 선천적인 소질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태인이 벙어리인 것은 단지 맥거핀에 동탄 디웨이브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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